어떤 유명 배우가 막 개봉한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영화 너무 재미없다 어쩌구..." 라고 자기 미니홈피에 글을 남겼더니 사람들이 그 글에 선동당해 "이 영화 너무 재미없대 난 안볼래 어쩌구..." 너도나도 영화를 안보더라. 그래서 영화제작자는 약 100억은 벌어 들여야 하는 영화였는데 10억 밖에 거두지 못해 90억의 손해를 보았다고 징징대며 그 배우에게 물어내라고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다.

민사소송이라면 원고인 영화제작자는 90억원의 금전적 피해를 비롯한 각종 유무형의 피해에 대한 보상을 원하는 것이므로 자신이 입었다고 주장하는 그 피해에 대해 직접 증거를 제시해야 하고, 형사소송이라면 원고가 그 배우를 처벌하고 범죄자로 낙인찍고 싶다는 것이므로 검찰이 그 미니홈피 글과 90억 피해의 관련성을 아주 정확하게 입증을 해야 한다. 애꿎은 사람 잡는거면 골치 아파지니까.

검찰이건 제작자건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유명 배우의 "영화 재미없다" 라는 미니홈피 글 하나가 과연 100억 충분히 벌 수 있을 만큼 재미있는 영화를 말아 먹을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는 거다. 그 답을 알면 당장 영화사업해야 한다. 다들 그거 몰라서 안달인데. 뭐 고민은 한번 해볼 만한 문제이나 그러할 가능성을 점치는 것 자체가 내가 보기에는 뜬구름 잡는 발상이다. 유명 배우 한사람의 발언 때문에 재미있는 영화를 말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생각"이 없다면 우리나라 영화시장은 궤멸되어도 이미 한참 전에 궤멸되어 없어져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재미있어"는 별로 없이 "재미없어" 라는 글만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면 그 때는 (제작자는 혼자 깔깔대고 볼지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관객들에게는 정말로 재미가 없는 것이므로 애당초 피해 보상 또는 관련자 처벌을 하라고 소송을 제기한 그 영화제작자만 결국 공인 또라이가 될 수 밖에는 없다. 재미없는 것을 재미없다고 의견을 표현한 것은 범죄라는 주장인데 어떤 멍청한 제작자가 이런 소송을 걸겠나. "이 영화가 재미있건 없건 닥치고 있어 이거뜨라, 피곤하게 살고 싶으면 계속 나불대던지..." 누가 이러겠느냐 말이다.

마케팅에 종사하건 제작자건 사업가건 평론가건 교수건 뭐 간에 첫번째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이 이거다. "사람들은 재미 있으면 보고 재미 없으면 안본다. 재미 있으면 소문나고 재미 없으면 소문 안난다" 단, 황당해서 "대체 그게 뭐야" 라고 소문이 나서 보게 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물론 재미의 기준이라는 것도 전국민 대상인지 아니면 특정 매니아 대상인지 그 범위 또한 대단히 다양하다. 마찬가지 논리로 사람들은 좋은 물건이라 판단되면 사고 나쁜 물건이라 판단되면 안산다.

유명 배우 한 사람이 "이 영화 재미없어" 라고 했다고 해서 나에게 재미있을 영화가 갑자기 재미없어진다거나 아니면 재미없을 영화가 갑자기 재미있어진다거나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보통 사람들은 단순히 유명 배우 한 사람의 발언 때문에 뭔가를 구매하거나 소비하기로 얼마든지 결정한다,라는 발상이므로 비상식에 가깝다. 아무데나 선동이라는 말을 가져다 붙이는게 아니다.

2009/08/12 13:55 2009/08/1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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