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쇠고기를 먹으라는 명령을 거역하며 사병들은 선상 반란을 일으키고 그것이 오데사 항구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며, 시민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군대의 무자비한 진압 과정을 보여주는, 그 위대한 '오데사 계단' 장면의 <전함 포템킨>,

공장주의 탐욕, 노동 착취 및 부당한 대우에 그 분노를 폭발시키고 파업을 일으키는 노동자들이 스파이로 인해 분열되고 군대로부터 거센 물대포를 맞으며 사정없이 유린당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몽타주의 원조'라는 <파업>,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여기에 지배계급에 의해 무자비하고 철저하고 그리고 집요하게 계획적으로 탄압당하는 노동자 계급의 투쟁과 열정을 이야기하는, '소설 자본론'이라는 <강철군화> 까지,

이 영화와 소설 이야기가 지난 봄과 여름 우리나라의 상황에도 고스란히 재현된 바 있다. 그러니까 지난 봄과 여름 우리는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의 1925년 작품인 <파업> 과 <전함 포템킨> 을 합쳐 놓은 상황을 직접 체험했으며, 잭 런던의 1908년작인 <강철군화> 에서처럼 정부와 경찰이 어떻게 집요하게 시민들과 언론을 교란시키는지를 보아 왔다는 거다.

그 사건을 통해 나는 다시 진보 vs. 보수, 좌파 vs. 우파, 의 개념을 생각하곤 했는데, 내가 생각하는 진보와 좌파는 단순하다. 위 세 작품에 대단한 경의를 보이고 남들에게 강추하면 진보의 첫걸음이며, 주식과 부동산을 혐오하며 일체의 펀드를 거부하면 일단 좌파의 첫걸음을 뗀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세상을 살면서 그리고 나이를 계속 먹고 어디에 가더라도 이것이 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난 그냥 그렇게 생각한다. Win-Lose 머니게임이기 때문.

그러면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난 위 세 작품에 대단한 경의를 표하며 베스트텐을 뽑으라면 아마 모두 선택을 할 것이고 펀드와 주식으로 돈 버는 것은 굉장히 혐오한다. 그렇다고 스스로 진보라거나 좌파라고 생각치는 않는다. 그러기에 난 아직 '용기'가 없기 때문에.

2008/11/09 03:51 2008/11/09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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